[브루나이=연합]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브루나이를 방문 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15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과 잇따라 개별 회담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 남북·북미관계 등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며, 이것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 문제와 노근리 문제가 클린턴 대통령의 재임 중 명예로운 방법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의 방북과 관련,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김 대통령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성과를 바탕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을 결정하면 환영할 것”이라고 지지입장을 나타냈다.
한·일, 한·중 연쇄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들은 23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담 기간 중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고 앞으로 이를 정례화해 각 나라가 순번제로 주관하기로 했다. 김 대통령은 모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이 최근 북한에 50만t의 식량을 지원한 것이 일·북 수교 협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모리 총리는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이 북한의 과거 입장 고수로 큰 진전이 없었으나 인내심을 갖고 계속 협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장쩌민 주석과의 회담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시하고 장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으며, 장 주석은 “김 대통령이 이번 APEC에서 북한을 가입시키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남·북한 간에 복원키로 합의한 경원선을 러시아의 TSR(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시키자고 제안했으며, 김 대통령도 이에 동의, 우리나라 철도와 시베리아 철도의 연결이 실현되게 됐다. 두 정상은 또 남·북한과 러시아 간 3각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김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내년 봄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중·일 정상회담 정례화
입력 200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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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1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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