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숫자의 탈북 여성들이 커피배달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선 경인일보 취재진은 직감적으로 한 여성의 뒤를 쫓아 A다방에 직접 들어갔다.
'따각따각' 소리를 내며 회전하고 있는 구형 선풍기 앞에 서 있던 한 종업원이 "오빠, 이리 앉으시라요"라며 자리를 안내했다.
말투와 억양이 남다른 이 여성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온 '탈북자'로 이곳에서 일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한다.
자신을 '미숙'(29·가명)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자리에 앉자마자 "어제는 아침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셔 몸이 많이 힘듬다. 그래도 돈 벌라면 어쩌겠슴까"라며 밤에는 유흥주점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보통 이 동네(백암) 아저씨들이 많이 오는데 요즘은 외지 사람들도 많이 찾아옴다. 우리 만나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슴다"라며 자랑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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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다방에서 일하는 탈북여성은 모두 5명. 이들과 북한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중 다른 한 여성이 갑작스레 화제를 돌렸다.
그는 "티켓은 시간당 2만원이고, 노래방에 가든 술을 먹든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또 "2차(성매매)는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따로 돈을 받는다"며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다방에서 나간 뒤 중년의 손님들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던 탈북여성 2명과 인근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다방 옆 상점 주인(68)은 "언제부턴지 탈북 여자들이 꽤나 많이 이 동네로 왔어. 대부분 티켓다방에서 일하는데 생활력이 원체 강해. 어쩌겠나, 지들도 다 사정이 있어 저런 일 하나 보다 하면서 안쓰럽게 생각하지"라면서도 "하지만 쉽게 돈 벌려고 저러나 보다 할 때는 씁쓸하기도 하지"라며 혀를 찼다.
백암면 일대에 위치한 다방은 모두 20여곳. 이 가운데 성매매와 연결된 '티켓다방'은 4곳으로 알려졌다.
/조영상·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