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경기도정 해법은?'

2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경기 북부지역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는 경기지역의 19대 국회의원 분포가 '여소야대' 국면으로 뒤바뀐 현실을 실감케 했다. 김문수 도지사의 대권 도전으로 인해 도정에 공백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정책설명회의 늑장 추진에 대한 불만, 일방적인 의제(현안) 설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여소야대'(새누리당 21석, 민주통합당 29석, 통합진보당 2석) 국면에서 도가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14대 중점 현안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 여소야대 신고식?

김 지사는 이날 경기북부지역 의원 14명을 상대로 북부지역 14대 현안, 즉 '14명 의원, 14대 현안'에 대한 추진과제를 설명하고 지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주로 북부지역 도로, 철도 등 SOC 사업과 통일경제특구법 등 법과 제도적인 지원 마련을 요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최재성(남양주갑) 의원은 "경기도가 지난달 경기 국회의원 기자간담회 개최를 통보했다가 연기한 뒤 한 달간 깜깜무소식이었다"며 "오늘 간담회가 진정성 있게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자는 건지 요식행위인지 궁금하다"고 각을 세웠다.

같은 당 윤후덕(파주을) 의원도 "이 자리는 먼저 전반기 도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후반기 계획과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고, 김현미(고양일산동구) 의원은 "기본적으로 (통일특구법 등)북부지역을 발전시키려면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 남북 관계를 먼저 풀어야 하지 않느냐"며 새누리당의 대북정책을 꼬집었다.

통합진보당 심상정(고양덕양갑) 의원도 "도정·정치권의 가치와 철학의 충돌을 먼저 해소해야 뭔가를 도모할 수 있다"며 변화된 야권의 공조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반면 같은 당인 새누리당 쪽에서는 김 지사에 대해 아무런 지원사격이 이뤄지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 대권 행보 공방

김 지사의 대권 도전 행보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최 의원은 이날 행사를 '늑장 설명회', '공 떠넘기기 설명회'라고 거듭 지적하면서 "김 지사가 대통령을 할 건지, 지사를 할 건지 지사의 발걸음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며 "경기도 행정의 생각이 붕 떠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인 홍문종 의원은 "경기도가 얼마나 일이 많은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지사직을 사퇴하면 혈세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사실상 지사직 복귀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일정이 계속 연기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으나,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제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한 후 도정에 부족한 점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도청과 민주당간의 신경전과 각세우기가 이어지면서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속에서도 파주 출신의 황진하·윤후덕 의원은 국지도 56·78번 국도의 조속한 건설을 요구했고, 고양 출신의 심상정·김태원 의원은 뉴타운 건설 조기 해결을, 양평 가평 여주 출신의 정병국 의원은 10년 이상 장기 표류하고 있는 군 지역 도로의 조기 개통을 촉구했다.

/정의종·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