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립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연구결과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류월드 조성사업도 사업시행자의 경영난으로 무산된데다, 순항할 것으로 점쳐졌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조성사업 역시 금융 위기 앞에 풍전등화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주요 역점사업들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실시한 GTX 예비타당성 연구 결과,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0.8에 불과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예비타당성 용역에서 사업성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은 B/C 1.0이다. 앞서 경기도가 주도한 GTX 예비타당성 조사에선 B/C가 1.24로 나왔으며, 국토해양부가 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선 B/C 1.17의 결론이 나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완료됐어야 할 예비타당성 조사는 기재부가 "사업의 규모가 커서 검증할 것이 많다"는 입장으로 연기해 아직까지 중간보고도 거치지 못한 상태다.

서상교 철도항만국장은 "국토부 검증까지 거친 사업인데 기재부가 주도한 예타 결과 사업성이 낮게 나왔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공식적인 결과가 전달되면 수요조사 과정 등 내용을 분석해 조목조목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가 고양시 일산서구 장항동 일원에 추진중인 한류월드 조성사업은 주관사인 프라임개발이 경영난으로 사업 포기를 선언해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한류월드에 특급호텔을 짓기로 한 스페인 기업 인터불고사도 금융위기 탓에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해 호텔 건립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특히 4조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USKR조성사업은 그동안 국비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500억원의 기반시설비를 지원받게 됐지만,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 앞에 정상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선 USKR 주관사인 롯데건설이 최근 잠실 제2롯데월드를 비롯, 부산과 중국 등지에서 무려 10조원대의 사업을 벌이고 있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USKR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일부 역점사업들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지만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해민·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