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와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위성-IPTV-인터넷 결합 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에 이어 위성 방송 수신방식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 2일 KT스카이라이프의 새로운 위성신호 수신 방식인 DCS(Dish Convergence Solution)가 위법하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DCS는 KT 전화국에서 위성신호를 대신 수신한 뒤 이를 IP(인터넷 프로토콜) 신호로 변환해 인터넷으로 가입자에게 방송을 제공하는 전송 방식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접시모양의 안테나없이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위성방송에 인터넷까지 이용하는 OTS 상품 가입자가 적용 대상이다. 지난 5월 시범방송 시작 이후 3천여가구가 이용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의 주장은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허가 없이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위성방송 사업자와 IPTV 사업자의 역할을 별도로 규정한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과 전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케이블 업계가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 사실을 공개하자 KT스카이라이프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케이블업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문재철 KT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DCS는 위성 방송의 음영을 해소하고 시청자의 편익을 증대하기 위한 기술"이라며 "상품이 아니라 방송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인 만큼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DCS는 위성방송신호를 일부구간에서 유선망을 사용해서 전송하는 것일 뿐 '인공위성의 송신설비를 이용해 송신한다'는 전파법 상 위성방송업무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문 사장은 "수신 과정에서 DCS 방식을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은 어떤 법률에도 나와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DCS를 둘러싼 이 같은 갈등의 배경에는 OTS 상품이 유료방송 시장의 가입자 유치 경쟁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양측의 공통적인 상황 판단이 있다.
OTS는 KT의 IPTV인 올레TV의 주문형 비디오(VOD)와 초고속인터넷,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이다.
가장 싼 상품은 한 달에 3만원대 초반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케이블TV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며 유료 방송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OTS는 2009년 8월 출시 이후 가입자가 급증해 지난달 말 기준 142만명을 넘어섰고 OTS의 인기에 힙입어 2009년 연말 245만명이던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지난달 기준으로 346만명까지 늘었다.
KT스카이라이프의 모회사인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도 가입자 수가 현재 350만명을 기록하며 IPTV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IPTV 시장 자체도 점점 커져 지난달 가입자수 500만명을 넘어섰다.
OTS와 IPTV의 약진이 이어지자 케이블 업계는 줄기차게 OTS 상품이 위법하다고 지적해 왔다.
작년 6월에는 "OTS 상품을 통해 KT가 정부의 허가 없이 위성방송 영업행위를 해방송법을 위반했으며 KT스카이라이프가 OTS의 셋톱박스에 대한 기기 적합인증을 받지 않아 전파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DCS의 위법성 여부에 구체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파법과 IPTV 관련 법 등 법률적인 검토 뿐 아니라 DCS가 사실상 불공정한 점이 있는지 여부까지 함께 고민해 위법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케이블-위성방송 분쟁 2라운드 '점입가경'
OTS 이어 위성방송 수신 방식 놓고 '재격돌'
입력 2012-07-0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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