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 고압호스로 물주사를 놓아 유통시키는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챙기는 불법 현장이 경인일보 취재팀에 의해 발각됐다.

특히 이같은 불법 행각을 벌인 업주는 "다른 도축장 대부분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채널A 오늘 오후 10시 '뉴스A'에서 방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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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새벽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야산. 'G축산'이란 푯말이 적혀있는 이 곳은 식육판매업으로 등록된 사업장이지만 사실은 불법 개 도축이 벌어지고 있는 도축장이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보신탕 집에서 '물건'을 받으러 왔다는 사람과 중간 도매상들로 보이는 너댓명의 사람들이 새벽부터 건물 바깥에서 줄을 선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여름 대목이어서 바쁘다. 더군다나 오는 18일 초복을 맞아 미리미리 물량을 맞추려면 이런 고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창문 바깥에서 내부의 상황을 조심스레 촬영한 취재진은 이내 건물안으로 들이닥쳤다. 도축 현장은 처참했다. 역한 냄새가 났고, 작업장 바닥에는 검게 그슬려 죽은 개 서너마리가 뒹굴고 있었다. 털을 제거하는 원형식 회전기계와 전기충격기 등은 수많은 파리떼가 붙어있는 채 놓여 있었다.

이내 작업장에서 고압호스를 이용해 도축된 개에 물을 주입하는 상황이 곧바로 목격됐다.

취재진을 막아선 중국동포 A씨는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물을 주입한 것"이라고 발뺌했지만 이내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을 가로막다 포기한 업체대표 B씨는 A씨에게 물주입 행각을 재연하도록 했다. 그는 호스에 달려있는 길이 약 10㎝ 크기의 주사기를 잡았다. 이어 도축된 개의 절개된 복부 부분에서 혈관을 빼낸 뒤 양쪽 방향에서 각각 20~30초 가량 물을 주입했다. 이 작업은 1마리당 약 1천800g 정도의 무게를 늘리는 효과가 있으며 고압호스를 이용해 순식간에 개의 몸 곳곳에 스며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을 주입한 만큼 수입이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작업이 끝나면 바로 옆 건물에서 장작을 지핀 커다란 가마솥 5개에서 삶아져 그대로 유통된다.

업주 B씨는 "이 곳에서 도축을 한지 4년정도 됐지만 도축된 개에 물을 주입한 것은 1년 정도 된다"며 "여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실 다른 곳도 이렇게 물주사를 놓아 무게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김재영·조영상·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