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표적인 오지 지역인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 13만 권의 책을 보유한 헌책방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책방인 '새한 서점'의 주인은 이금석(60) 씨.

 제천시 송학면 출신의 이씨는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옮겨 중ㆍ고등학교를 마쳤다.

 1979년 서울 잠실에서 노점을 차려 헌책을 판 것을 시작으로 서울과 경기지역을돌며 헌책방을 운영했다.

 새한 서점이라는 지금의 이름도 그때부터 줄곧 사용해왔다.

 그러나 경제 사정이 좋아지면서 헌책을 찾는 고객이 줄면서 그의 책방은 운영난에 시달렸고, 그는 결국 2002년 귀향을 결심했다.

 이씨는 "요즘처럼 새것이 흔한 세상에 누가 헌책을 거들떠보기나 하나요"라며 "임차료 내는 것마저 어려울 정도로 운영난이 심해 30여 년의 서울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단양군 적성면의 폐교인 적성초등학교에 책방을 차렸던 이씨는 2009년 숲이 우거진 지금의 '명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숲 속에 자리 잡은 이 책방은 천막과 판자를 엮어 서고를 갖추고 흙바닥에 책꽂이를 설치, 친근감을 준다.

 온라인(www.shbook.co.kr) 판매도 병행하는 이 책방은 만화책부터 학술 서적까지 13만 권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ㆍ영 사전을 비롯해 사진집과 잡지, 시집, 대학 교재, 전문 서적, 논문 자료까지 다양하다. 보관 상태가 양호하면서도 1천~2천원 대에 살 수 있는 서적도 많다.

 이씨는 수익금의 일정액을 책 구입에 투자하는 등 늘 적정한 분량의 도서를 유지하는 데 애쓰고 있다.

 또 신규 도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특별 할인코너를 마련, 상시 운영하고 있다.

 오지마을의 책방을 직접 찾는 고객들에겐 신규 서적에 대해서도 30~80%의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준다.

 최근에는 인기 방송프로그램인 KBS의 '1박 2일' 촬영팀이 방문, 영상에 담기도 했다.

 이씨는 "도시 서점들처럼 고객은 많지 않지만 하루 5-6명은 꾸준히 찾는다"며 "대부분 여행 왔다가 숲 속에 차려진 책방에 호기심을 갖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과 독서가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꾸밀 생각"이라며 "도시민들이 일상생활을 잠시 접고 쾌적한 경관을 벗 삼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볼 수 있는 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단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