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사에 밝은 미래는 진정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현직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이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7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10일 구속 수감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 판사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범죄행위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이 전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 피해자들로부터 멱살을 잡히고 계란세례를 받는 등 권력의 상층권에 있던 그의 모습은 초라함의 극치를 넘어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정치권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권력형 비리에 찌든 우리 정치사에 또 한번 획을 긋는 듯한 모습에 국민들은 씁쓸한 표정들이다. 권력의 맛을 알면 곧 비리와 연결되고 한번 잡으면 놓지않으려는 소위 권력자들의 말로가 결국 자신의 파멸은 물론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으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한 것이다. 우리 근대사의 역대 대통령들은 본인은 물론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로 몸살을 앓아 왔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부정선거 등 정치권의 부정행위에 반기를 든 4·19의거에 의해 중도에 '하야'라는 불명예를 안고 물러나야 했다.

혁명적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총탄에 맞아 쓰러져갔고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은 유배와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대통령으로 우리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야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은 친아들이 법정에 구속되는 수모를 겪은 대통령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맞은 불행한 대통령으로 사라져갔다. 이렇듯 우리 근대사를 이어온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는 권력형 비리와 부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대통령으로 이미지를 남겼다. 이제 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16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는 국민의 선택에 의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종북세력들이 국회에 입성하고 극과 극으로 치닫는 부의 불균형과 사회불안 등 난제가 산적한 현실을 타개할, 그리고 국민들의 뇌리에 오래 기억될 대통령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