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국제도시가 '자족형 신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 하나금융그룹이 청라역 주변 34만㎡에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구체화하면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주·자회사 11개, 국내 손자회사 6개 등 17개 회사에 임직원 2만4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결재무재표 기준 지난 3월 총자산은 284조원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각지에 흩어져 있는 본부, 콜센터, IT, 연수원 등을 청라국제도시에 통합해 이전한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 '그룹타운'을 조성하는 건 청라가 첫 사례다. 최근 몇 년간 좀처럼 호재를 맞지못한 청라 부동산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제2의 여의도, 청라 주목

국제금융허브를 서울 여의도가 아닌 수도권의 '변방'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유치가 가시화되면서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를 얻었다.

하나드림타운 세부 계획을 보면 '그룹HQ'(연면적 1만5천962㎡)에는 본사와 금융경영연구소가 입주한다. 연수원(7만4천648㎡)에는 인재개발원(교육동·숙소동)·게스트하우스·컨벤션센터·아트센터가 들어선다.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과 협력기관 직원들이 이곳을 사용하게 된다. 복지시설로는 스포츠센터·메디컬센터·보육시설이 자리잡게 된다. 임직원과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오픈스페이스로 설계된다. 통합콜센터(2만6천501㎡)와 금융지원센터(3만8천156㎡)는 상근 인력만 2천80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청라파이낸스센터·통합IT센터·글로벌아카데미·글로벌R&D센터 등이 한 곳에 집적화돼 금융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는 구상이 하나드림타운에 담겨 있다.

■ 하나드림타운, 확대 효과는?

하나금융그룹은 하나드림타운내 금융파이낸스센터에 외국계 금융사를 유치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제휴 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한국지사를 운영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청라국제도시에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과 제휴를 맺고 있는 외국 금융기관으로는 HSBC(영국)·산탄데르그룹(스페인)·알리안츠(독일)·UBS(스위스)·골드만삭스(미국)·공상은행(중국)·뱅크오브이스트아시아(홍콩)·아부다비내셔널뱅크(아랍에미리트)·테마섹홀딩스(싱가포르) 등 17곳이 있다. 외국 금융기관 유치는 그동안 LH·인천시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민간 금융그룹의 앵커시설 설립에 이은 외국금융기관 유치 작업은 지금까지 해오던 것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아파트만 짓고 앵커시설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입주(예정)자 불만이 큰 청라국제도시의 문제도 일정 부분 개선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 고위 임원은 지난 2월 인천시와 MOU를 주고받는 자리에서 "우리가 20년전 전산센터를 분당으로 옮겼을 때 직원들 불만이 많았지만, 그 이후 분당으로 이사한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며 "청라에 먼저 입주한 사람들의 경제적 혜택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