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고품질로 쌀을 생산하면 뭐합니까? 어차피 제값도 못받는 걸….”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경기미(米) 중에서도 으뜸임을 자부하는 이천쌀의 수확을 앞 둔 이희철(54·이천시 호법면)씨는 수확의 기쁨보다 시름이 깊다.
29일 농림부와 도내 농민들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3일 공공비축제 수급계획을 확정하면서 매입가격을 도별 평균가격이 아닌 전국동일(단일)가격으로 적용하자 도내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비축 매입물량 400만석 중 포대(건조)벼 250만석을 전국동일(단일)가격을 적용, '쌀소득보전직불제' 목표가격(17만원/80㎏)의 80%인 13만6천원을 우선 지급한 후 쌀값조사 결과에 따라 잔금을 내년 1월중에 정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도내 농민들은 시·도별 미곡 품질을 무시한채 일괄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면 도내 생산되는 고품질쌀에 대한 타지역 상품들의 '무임승차'가 이뤄지며 결국 품질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고품질정책에 맞춰 각고의 노력을 다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며, 가격 역시 1가마(80㎏)당 18만~19만대를 형성했으나 이보다 1만~2만원이 적은 전국 평균가 17만원대의 타지역 쌀과 같은 '취급'을 받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주 및 이천지역 농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매입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며 평택 김포 등의 일부 농민들도 동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연합회 전영철 대리는 “정부가 그동안 외쳐오던 쌀의 고품질 정책이 '거꾸로' 정책이 되었다”며 “어느 농민이 고품질 쌀 생산에 투자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이번 정부정책을 경기도에 적용하기에는 무리한 면이 있다”며 “지난해 풍년으로 올해 재고가 많은 상태에 가격하락까지 겹쳐 도내 농민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
도내농민 "고품질쌀 생산 하나마나"
입력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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