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부적격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도 잇따라 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24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송승용 수원지법 민사5단독 판사는 지난 23일 오후께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송 판사는 이 글에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 사유만으로도 김 후보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김 후보가) 임명된다면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법관 및 법원 구성원들의 자긍심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선 판사 한명의 재임용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던 대법원이 현재 상황에서 어째서 그 자체로 정의라고 불리는 대법관의 임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법원은 임명제청을 철회하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절차를 강화해 다시는 부적격 후보자가 추천, 제청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송 판사의 게시글에는 지지를 표시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 법원 직원은 "법원 식구의 한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분을 식구로 맞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이 암담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도 "국회에서 동의안이 통과만 된다면 임명에 법적인 장애사유야 없겠지만, 국민을 위해 최종 법률 판단을 하는 대법관은 존경을 받는 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