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통합진보당 의원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건이 부결됐다. 심상정 원내대표와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이에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 8시에 이어 오후 3시 의원총회를 속개해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처리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6표, 기권 1표로 재적의원 과반수가 안돼 부결됐다"고 밝혔다.
또 "심상정 원내대표와 부대표, 원내대변인은 당 방침을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구당권파 이상규 의원을 제외한 12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표결에는 신당권파 의원 5명과 중립성향의 정진후·김제남 의원 등 7명만이 참여했고, 이중 김 의원이 기권표를 던져 제명건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서는 회의 시작전 심 원내대표의 악수제의를 이석기 의원이 거절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지난 23일 1차 의총때 불참했던 이 의원은 "제명은 진보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정치살인"이라며 "충분히 항의하기 위해 의총에 나왔다"고 밝혔다. 구당권파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를 다시 하자", "중앙위원회 이후 의원총회를 다시 열자"는 등의 주장을 펼치며 필리버스터를 행사한 끝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심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부결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심 원내대표는 강기갑 대표와 함께 당 개혁 작업을 주도해온 만큼 이에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또 원내대표 재선출 등을 놓고 신·구당권파간의 대립이 더욱 격화되면서 당 기능 마비까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이·김 의원에 대한 제명을 전제로 야권연대를 복원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사실상 야권후보 단일화가 어려워져 대선국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