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남북 친선행사에서 인천시민들과 한바탕 크게 어울려 공연을 펼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공개된 리설주가 2005년 인천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26일 인천시가 공식 확인했다.
리설주는 특히 3차례에 걸쳐 인천시민들 앞에 섰다. 문화예술 분야 인재양성 '특목고' 격인 금성학원에 다니던 리설주는 당시 북한 청년학생협력단 소속이었다.
2005년 9월 1일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공연을 시작으로 2일 서구 문화회관, 3일에는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각각 공연을 가졌다.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첫 번째 공연에서 리설주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란 노래를 단원들과 합창했고, '꽃놀이'란 제목의 노래를 유별림과 짝을 이뤄 이중창으로 불렀다. 민요4제창으로 구성된 '대동강 실버들'도 리설주가 불렀다. 당시 문학야구장에는 3만여명의 인천시민이 모여 이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청년학생협력단은 공연과 응원 일정 외에도 9월 3일 강화역사관과 광성보 등을 둘러봤고, 5일에는 행주산성을 관광한 후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격인 리설주가 인천을 방문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향후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견해다.
리설주의 유일한 남한 방문 기억이 인천이란 도시에 꽂혀 있고, 이런 기억이 김정은에게 전달된다면 향후 인천시가 벌이고 있는 대북 사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리설주가 소속된 북한 청년학생협력단은 2005년 8월 31일 고려항공 직항편을 통해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인천에서는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개최됐고, 청년학생협력단은 북한 선수들의 응원단 일원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청년학생협력단 규모는 모두 124명으로 임원 18명, 기자 5명, 협력단원 101명으로 구성됐다.
신동호 인천시 남북관계특보는 "리설주가 인천이 남북 협력 사업을 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인천으로선 나쁠 게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