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 가구에 7만8천여명이 입주할 광교신도시가 차라리 섬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1단계 입주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학교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뿐더러 병원은커녕 의원도 없고, 달랑 치과 한 곳뿐이다. 약국은 그나마 한 군데도 아직 없다. 웰빙타운을 지나는 2개의 노선버스도 배차간격이 30분에서 한 시간이어서 멀리 떨어진 대학병원이나 의원을 가기 위해 일부 입주민들은 아예 걸어다니고 있다.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 도시 광교가 이쯤 되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웰빙타운의 경우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이래 현재 1천941 가구가 생활하고 있지만 생활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3천400여 가구가 입주한 광교 호수마을이나 전체 1천480 가구 가운데 25%가 입주한 광교 호반마을도 학교 병원 약국 유치원 등 신도시 주민생활의 기본적인 시설들이 절대 부족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있다.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 측은 입주율이 28% 수준이라 불편이 따른다며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이면 기반시설이 갖춰질 것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신도시를 조성함에 있어 입주 초기 불편이 따르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할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애초부터 명품을 표방한 광교신도시가 이런 정도라면 곤란한 일이다.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와 경기도시공사가 함께 만드는 신도시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같이 입주가 시작된 지 1년이 넘도록 서로가 '나몰라라' 한다면 몇 년전 기대에 부풀어 분양을 받고자 몰려든 입주민들을 사람 취급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같은 불황에 입주율이 높아지기만 기다린다면 이같이 불편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인해 입주율이 예상보다 낮아졌다면 이에 따른 대책도 강구했어야 옳다. 경기도를 비롯한 수원시 용인시 등 3개 자치단체와 경기도시공사가 머리를 맞대고 병·의원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하루속히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전력을 쏟을 일이다. 명품 광교신도시는 입주민과의 약속이다. 명품은커녕 졸품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경기도와 공기업이 책임지고 분양한 광교신도시를 신도시의 모델로 마무리해야 한다. 광교신도시는 기반시설이 완벽한 상태에서 입주를 하는 그런 신도시가 됐어야 했다.
명품이라던 광교신도시 졸품도시되나
입력 2012-07-3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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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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