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이 8월1일로개통 한 달을 맞는다.
개통 초기 잇단 정차사고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았지만 지난 14일 이후 추가 사고는 없었다.
문제는 승객 수다. 환승 할인이 안돼 예상수요의 1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와 의정부시는 승객 수를 늘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차 사고 3차례..시스템 안정 단계 =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일주만인 지난 7일 정차 사고가 발생했다.
종합관제실(OCC)에는 '시스템 오류'라는 신호가 떴다.
다음날인 8일과 다시 6일 뒤인 14일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지만 정확한 원인을몰랐다.
6개월간 시험운행 때는 없던 일이라 의정부경전철은 당황했다.
시스템 오류로만 3차례 정차 사고가 났다. 모두 주말에 발생했다.
의정부경전철은 완전자동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돼 작은 위험요소라도 발견되면 멈추도록 설계됐다.
경전철 측은 프랑스의 프로그램 제작업체에 원인 분석을 의뢰했고 전동차와 시스템 간 신호 교환이
원활하지 않아 멈춘 것으로 보고 오류를 수정했다.
이후 정차 사고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의 한 관계자는 "김해경전철은 개통 초기 5차례 정차 사고가 발생한 뒤 안정됐다"며 "승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시스템 안정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승객 수 '걱정' 수준..환승 할인이 해결책 = 시스템 운영 부분은 개선되겠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승객 수는 문제다.
시(市)와 경전철 측은 애초 하루 7만9천49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65%는 환승객, 35%는 시내구간 이용객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통 한 달간 일일 최대 이용객은 1만5천명 수준에 그쳤다. 평일에는 1만2천명 안팎에 불과하다.
시내구간 승객 수는 예상에 근접했지만, 환승객은 예상의 10% 수준인 것으로 경전철 측은 분석했다.
의정부에 살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 버스를 탄 뒤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면 일정 구간은 기본요금 1천100원만 내면 된다.
그러나 경전철은 환승 할인이 안돼 지하철 요금에 경전철 요금 1천300원을 추가로 내다보니 이용이 저조하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는 2007년부터 시행됐다.
의정부경전철은 이보다 앞서 2005년 실시협약을 체결해 환승 할인 부문이 포함되지 않았다.
뒤늦게 경기도에 환승 할인 지원을 요청했지만 도(道)는 "경전철은 시 자체 사업으로 도가 예산을 지
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국가가 정책적으로 권장한 만큼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소운임보장(MRG) 협약에 따라 승객 수가 예측의 50~80%면 시가 적자를 보전해야 한다.
50% 미만이면 보전하지 않아도 되지만 적자가 누적돼 사업을 포기라도 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승객 늘리기 '묘안 찾기' =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전철과 시는 승객을 늘리기위한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경전철 측은 노약자와 장애인이 무임승차할 수 있도록 요금 지원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하루 900만원 가량을 시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시는 경전철 운행 상황을 지켜보며 6개월이나 1년 뒤 노약자ㆍ장애인 할인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전철 측은 역사 주변에 환승주차장을 조성하고 육교와 건널목을 설치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경전철 노선과 연계한 시내 관광지도를 만들고 저렴한 정액권과 정기권 등을파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 적자를 줄이기 위해 역사와 전동차 내부에 기업 광고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수익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시는 버스 노선을 변경해 경전철과 중복된 노선을 조정하고 역사를 거치도록 할방침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31일 "개통 한 달밖에 안됐고 방학과 휴가철이 끼어 이용객이적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개통 3개월 정도 지나면 제대로 된 수요가 집계되는 만큼그때 추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경전철은 정거장 15곳, 차량기지 1곳을 갖추고 고산동~경기도북부청사~의정부시청~장암동을 연결하는 11.1㎞에 건설됐다. 2량 1편성으로 기점인 탑석역에서 종점인 발곡역까지 20분가량 소요된다. /의정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