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삼성전자에서 열린 '평택고덕산단 분양계약 및 지원협약 체결식'에서 경기도·삼성전자·평택시·경기도시공사가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재영 국회의원, 원유철 국회의원,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선기 평택시장). /경기도 제공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덕산업단지 분양계약이 드디어 체결됐다. 사전협약이 체결된 지 19개월 만이다. 본계약은 미룬 채 협약만 유지해 온 삼성전자 때문에 경기도와 평택시는 그간 벙어리 냉가슴으로 협상에 임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세계초일류 기업인 삼성전자는 산단 조성 이후 100조원 이상을 지역에 투자할 예정이다. 고덕 국제화도시, 브레인시티, 주한미군부대 이전 등 대규모 사업으로 지형마저 변화하고 있는 평택지역에 개발 호조의 바람이 불고 있다.

■ 고덕산업단지는?= 고덕산단은 평택시 모곡동 일대 고덕국제화지구 내 산업용지 394만9천967㎡로, 조성비만 2조4천억원이 투입되는 엄청난 규모의 산업단지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지난 2004년 말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평택지원법)' 시행과 함께 산업단지 개발을 시작했다. 수도권정비법에 따른 중첩 규제로 평택에는 대규모 공장물량이 신설될 수 없었지만 평택지원법에 따라 산단 조성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분양계약 체결은 2010년 12월 23일 경기도와 평택시, 삼성전자 등이 사전 입주협약을 체결한 후 19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단일 기업 투자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 경기도와 삼성전자가 평택 고덕신도시내 고덕산업단지 분양 계약을 체결한 31일 오후 평택시 장당삼거리에 삼성전자의 분양 계약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삼성전자는 이 산업단지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신수종 사업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임열수기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나 파주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산업단지 부지 조성공사가 마무리되면 2020년까지 중장기에 걸쳐 단계별로 생산시설을 조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산업단지 유치 과정=
평택지원법을 근거로 한 산단 조성 계획은 무리없이 순탄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기반시설 조성공사에 대한 국비지원에 정부와 이견이 생기면서 사업에도 적신호가 켜졌었다. 폐수종말처리시설에 대한 국비지원을 요구한 경기도에 환경부는 '단일사업장에 한정해 국비지원은 제외한다'는 지침을 근거로 국비지원 불가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와 평택시는 그간 수십차례에 걸친 협의와 설득 과정을 거쳐 전체 사업비 2천516억원 중 총 사업비의 70%까지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사전 협약 이후 1년 넘게 본계약을 미뤄 오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들도 무성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평택시는 삼성전자와 끈질긴 협상 끝에 최근 협상을 마무리하고, 극비리에 이날 본계약을 체결했다.

■ 기대효과=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평택지역이 한국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경제 중심지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남부 지역의 중심도시는 물론, 중국과 인접한 환황해권 경제시대를 선도할 국제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덕산단 입주로 삼성전자는 수원~용인 기흥~화성 동탄~평택 고덕~아산 탕정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벨트 구축을 완료한다.

경기도는 삼성전자가 고덕산단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3만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지방세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평택에 둥지를 틀 수 있게 된 것은 민관 등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 삼성전자가 평택 지역 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민·이경진·민웅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