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계의 녹조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강 풍납취수장 물을 받아쓰는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에서 간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mycrocystis)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질환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ycrocystins)을 분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농도에 대한 음용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8일 "풍납취수장에서 온 물을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티스로 보이는 세포를 발견했다.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인하대 등에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며 "세포수는 극미량이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시스티스의 경우 정수장에서 소독을 해도 80%가량만 제거되고, 물을 끓여 먹는다 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독성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공촌·부평정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발견된 것은 이 곳에 물을 공급하는 한강 풍납취수장에서 대량의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풍납, 자양, 강북·암사취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수를 검사한 결과 풍납취수장의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수가 ㎖당 190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양취수장 80개, 강북·암사취수장은 60개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강의 녹조 발생 이후 인천지역 정수장에서는 이런 독성물질말고도 악취 유발물질로 분류되는 지오스민(geosmin) 농도가 증가해 상수도사업본부 등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한강물이 공급되는 경인아라뱃길도 녹조로 오염된 물이 계속 유입되면서, 한강쪽 배수문을 닫아 한강물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까지 강구하고 있다.

한강이 녹조로 뒤덮이면서 인천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녹조현상이 빨리 사라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며 "수질검사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

■ 마이크로시스티스란?

연못이나 호소 등에 떠다니며 살고 있는 세포로 남조류의 일종이다.

세포 직경이 4~7μm가량으로 이 세포에서는 간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대량 발생한 연못이나 늪의 수분을 마신 가축이 독소에 의해 폐사했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