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이 16일간 감동의 드라마를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한국선수단은 목표로 내세운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인 이른바 '10-10'을 가볍게 넘어서면서 양과 질에서 역대 올림픽 중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2개 종목 245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고 국민들은 감동했다. 각각 3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양궁과 사격, 종주국 유럽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준 남녀 펜싱팀. 가난의 역경을 극복하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선사한 기계체조의 양학선. 유도의 김재범과 송대남, 레슬링의 김현우 등 어느 하나 감동이 아닌 것이 없었다.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축구를 비롯해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우생순의 신화' 여자핸드볼과 여자 배구팀이 보여준 투혼은 우리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또 있다. 비록 4위에 그쳤지만 여자역도 장미란이 흘린 눈물의 감동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부상한 몸으로 출전한 장미란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판정논란은 선수는 물론 국민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4년간 흘린 선수들의 피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과 경기 운영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박태환이 출전한 남자 수영에서의 '실격처분파동', 유도 조준호의 '판정번복'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통한의 1초'로 신아람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AFP 통신은 이 경기를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주요 판정 시비 다섯 사례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로 거론하고 '신아람이 흘린 통한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기도 했을 정도로 우리에겐 가장 안타까운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울러 배드민턴에서는 유리한 대진을 위해 중국이 져주기 경기를 펼치자 한국도 덩달아 불성실한 경기를 하다 선수들이 대거 실격처리돼 선수단의 명예를 떨어뜨린 것은 옥에 티였다.

이번 대회는 64년 전인 1948년 해방 후 런던올림픽에 참가해 올림픽 역사를 열어준 선배 체육인들의 뜻을 기리고 그때와 달라진 우리나라의 국격, 위상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올림픽이었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선전해 준 선수들과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단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대들이 있어 뜨거운 여름 우리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