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기초단체가 '한 책, 한 도시(One Book, One City) 독서 운동'에 불을 지폈다. 우리 국민의 독서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영할만 한 일이다. 인천시 부평구는 오는 17일 '2012 책 읽는 부평, 행복한 북 펀(BookFun)' 선포식을 갖는다. 앞서 구는 책 읽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지난 5월부터 범시민 운동 차원으로 부평대표도서 선정 작업을 벌여 최근 발표했다. 구는 선포식 이후 부평구민이 릴레이 형식으로 대표 도서를 읽고 토론을 벌이는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북 콘서트와 작가 초청 강의, 기획전시 등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 책, 한 도시 독서운동'은 지역 구성원들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 문화를 통해 성숙한 시민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역사회 대중 독서 운동이다. 1998년 미국 시애틀의 도서관에서 시작돼 미국은 물론, 영국·호주·캐나다 등으로 널리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남 서산시가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2004년 부산에서 이 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진 바 있다. 이런 운동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선진국은 자국의 특성에 맞는 독서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탄생일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책의 날이기도 한 4월23일에 '북토큰(Book Token)'이란 쿠폰을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일본에서는 아침 짧은 시간동안 책을 읽는 '아침독서운동'이 널리 보급돼 있다. 이런 점에서 볼때 우리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독서는 국가경쟁력 강화의 원천이다. 21세기에는 상상력과 창의력에 바탕을 둔 창의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창의성과 상상력의 핵심 동력 중 하나가 바로 독서인 것이다. 이런 데도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과 맞물려 우리 청소년의 성숙한 독서 문화는 기대하기 요원한 실정이다. 성인도 마찬가지로, 2011년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66.8%로, 스웨덴(87%), 네덜란드(84%), 덴마크(83%), 영국(82%), 독일(81%) EU평균(71%)보다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늦게나마 인천의 한 기초단체에서 시동이 걸린 '한 책, 한 도시 독서 운동'이 널리 확산돼 독서 열기를 불러 일으키고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