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IPA) 김춘선 사장은 '바쁜 사람'이다. 지난 18일로 '벌써' 취임 1년이다.
그에게 지난 1년은 국제여객부두 국고 지원 확보, 항만배후단지 국고 지원 비율 상향 조정, 인천신항 증심 문제 등 인천항을 둘러싸고 있는 최대 현안을 풀기 위해 동분서주한 시간이었다. 풀어내기가 녹록지 않은 난제지만, 국제여객부두 국비 지원 확보 등 일부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것도 잠시. 이번에는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물동량 감소라는 벽에 부딪쳤다. 물동량 유치를 위한 비상대책까지 마련한 뒤 매주 회의를 통해 점검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김춘선 사장은 "지금 순간 인천항의 최우선 과제는 물동량 감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 다음은 부채관리. 현재 인천항만공사의 부채 비율은 21% 수준. 김 사장은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국제여객부두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6년까지 45% 이내로 부채를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국제여객부두 건립 사업에 추가로 쏟아부어야할 돈이 4천2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만약 추가 국비 지원이나 민자 유치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항만공사가 전액 부담하게 된다. 이럴 경우 부채 비율은 45%를 육박하게 된다. 나머지 사업이 올스톱되는 상황인데, 채무 비율 45% 유지는 국비 추가 지원 및 민자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할 목표다.
현안이 산적해서일까. 김 사장은 역대 항만공사 사장들과 달리 인천항에 대한 자신만의 색깔을 그동안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켰다.
김 사장은 취임 1년을 맞아 가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상'임을 전제로 자신의 머릿속에 담고 있는 '미래의 인천항과 인천항만공사상'을 공개했다.
"직원들의 역량 개발에 주력해 향후를 대비하겠습니다. 인천항만공사의 생존 전략 및 발전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또 항만공사가 앞으로는 임대료와 항만시설 사용료만 갖고는 존립할 수 없습니다. 인천항은 물론 수도권에서의 물동량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입니다."
김 사장은 인천항의 차세대 주력 상품으로 화물 외에 여행객 유치 및 마리나시설 운영 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는 또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을 벗어나 평택·당진항 등 다른 지역 항만과의 상생 협력이나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택·당진항의 경우 인천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만큼 현 상태(인천항만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대로 두더라도 하나의 항만처럼 유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래서 올 가을쯤 평택·당진항을 방문해 양 항만간의 상생 협력을 추진할 협의체 구성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김춘선 사장의 이러한 '구상'은 취임 2년차로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가시화되지 않을까 싶다. 향후 김춘선 선장이 새롭게 설계할 인천항의 모습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