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여사가 22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여성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동교동과 민주통합당은 "덕담 이상도 이하도 아니
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교동측은 이 여사가 이날 오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은 박 후보에게 던진메시지는 여성의 지위 향상에 힘쓰고, 공약한 것은 반드시 지키며, 남북관계 발전에노력해 달라는 세 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여성 지위 향상과 관련, 이 여사가 "당선되면 세세한 데까지 신경 써달라"고 한것은 지극히 당연한 당부라고 동교동 측은 부연했다.

 젊은 시절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를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 초창기 여성운동을이끌었던 이 여사의 삶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여성운동을 해오신 분으로서 후보에게 덕담하신 것"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 여사는 우리나라 초창기 여성운동가였다"며 "찾아온 만남이 의례적이듯, 건네는 덕담도 그저 덕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이 여사가 남북관계 발전을 당부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산물인 금강산ㆍ개성관광이 중단된 상황을 언급한 데 주목했다.

 당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들어 후퇴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남북 평화와 정치 민주화를 염원하는 이 여사의 입장에서 볼 때 현 정권의 태도에 비판적일 뿐 아니라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길 떨리는 마음으로바라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여성 대통령' 발언에 대한 과잉해석 가능성을 서둘러 진화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로 화살을 돌리려는 것은 대선후보 선출 이후 기존과 다른 광폭행보를 보이는 박 후보에게 시선이 쏠
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