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공무원 채용, 실업자 비웃는 짜고치는 고스톱?'

경기도에 사표를 던지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선 캠프에 합류했던 계약직 공무원 5명의 공석을 메우는 공개선발 시험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전직 계약직 공무원 5명이 서류심사에서 모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김 지사의 측근들을 다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합격자를 내정해 놓고 선발시험만 공개적으로 치러 구색만 맞추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일 공석이던 5개 보직에 계약직을 채용하기 위해 '2012년 제13회 지방계약직공무원 선발시험' 공고를 내고,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 대상자로 22명을 지난 27일 선발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근으로 지난 7월말까지 의원면직 또는 계약만료로 퇴직했던 직원 5명 전원이 서류전형에 합격하면서 '내정'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실제로 윤여찬(대변인 언론담당관실, 전임계약직 나급)씨와 한정수(대변인 언론담당관실, 전임계약직 다급)씨, 이수찬(대변인 언론담당관실, 전임계약직 다급)씨, 여동욱(서울사무소, 전임계약직 나급)씨, 김은경(서울사무소, 전임계약직 나급)씨 등은 지난달말까지 순차적으로 경기도를 떠났었다.

또한 경기도가 지난 1개월 넘도록 공석을 메우지 않고 있었는데다 서류접수 일이 김 지사의 도정 복귀 여부가 결정되는 20일부터 22일까지였던 것도 이같은 내정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통합당 김종석 도의원은 이날 "경기도가 공고한 계약직 채용시험 서류전형 합격자를 확인한 결과, 김 지사의 경선을 돕기 위해 캠프에 참여했던 계약직 직원들이 전원 경기도에 복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정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이번 계약직 채용시험에서 김 지사 측근들이 해당 분야에 전원 채용될 경우, 나머지 17명의 응시자는 들러리로 전락하게 된다"며 "서류전형에 합격하지 못한 응시생까지 포함할 경우 훨씬 많은 응시생들이 들러리를 서게 됐다"고 비난했다.

특히 김 의원은 "김 지사가 측근 5명을 해당 분야에 그대로 채용한다면 이는 김 지사가 1천200만 도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경기도의회는 오만한 김 지사의 행태를 엄중하게 심판하고, 그 책임을 준엄하게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인사위원회는 29일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시험을 치른 뒤 다음달 4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재규·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