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못골시장에서 토박이로 자라나 야채가게와 분식집 운영 등을 평생 천직이라고 여기고 살아온 김승일(35)씨.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한 문전성시 프로젝트, 시장을 문화체험 공간이자 일상의 관광지로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 사업을 보고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 대형마트 등의 공습으로 침체된 전통시장의 새로운 생기를 북돋아 전통시장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못골시장내 라디오방송 '못골온에어', 여성 상인으로 구성된 '줌마불평합창단', 상인이 지역민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못골요리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 못골시장을 전국적으로 유명한 시장으로 만들었다.
김씨는 지난 5월 수원시창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전통시장 문화 기획컨설팅 회사인 '시장과 사람들'의 사무실을 열었다.
'시장과 사람들'은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 사업을 비롯해 상인 교육,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한다.
스스로를 '시장맨'이라고 부르는 그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종 경품행사, 이벤트 등은 그 때뿐"이라며 "시장상인들간 커뮤니티(동아리)를 만드는 등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자 상인들의 얼굴부터 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며 회사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통해 못골시장이 활성화된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내 모든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웃음꽃이 필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과 사람들'은 현재 추석을 앞두고 경기중소기업청과 대기업으로 찾아가는 전통시장을 협의중에 있고, KT 등과도 전통시장 방안을 논의중이다. 또한 시장상인들의 문화적 소통이 지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4대째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못골시장'에서 살고, 그 역시 못골시장에서 나고 자란 '못골토박이'의 새로운 시작이 전통시장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낼 것을 기대해 본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