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여행을 제외하고도 증여성 송금과 해외이주비 등으로 대가성 없이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이 15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액수는 지난해 한해동안 해외여행과 유학연수비 등으로 해외에서 사용한 돈(152억6천만달러)과 맞먹는 액수다.
특히 대부분 증여성 송금으로 구성된 송금부문의 대외지급액이 절반 가까운 71억여 달러에 달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이전 수지와 자본이전 수지상 대외지급액이 총 150억1천80만달러로 전년의 133억9천460만달러에 비해 12.1%나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천24.30원)로 계산하면 15조3천756억원이나 되는 규모로 2년 연속 15조원이 넘는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다.

경상이전 수지상 대외지급액에는 증여성 송금과 하자품 보상, 해외 원조, 무상 견본품 등이 포함돼 있으며, 자본이전 수지상 대외지급액은 해외동포의 재산반출과 내국인의 해외이주비 등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아무런 대가 없이 해외로 자본이 빠져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경상이전 수지상 대외지급액은 총 126억2천58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0억4천330만달러가 늘어났다. 특히 송금 부문 대외지급액은 71억190만달러로 전년보다 2억5천840만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전 수지 대외지급액도 지난해 23억8천500만달러에 달해 전년의 18억1천210만달러보다 31.6%나 급증했다.
반면 국내로 들어온 자본 이전액은 6천980만달러에 그쳐 자본이전 수지 적자 규모만 23억1천520만달러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이전과 자본이전 수지 적자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재외동포의 국외재산 반출 등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의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한 해외 동포들이 국내 부동산을 매각하고 자금을 해외로 가져가면서 자본이전 수지 대외지급액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