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수원 KT수도권강남고객본부에서 열린 베트남 현지 가족간의 화상 상봉 행사에서 결혼이민자로 한국에 온 하이퐁씨와 부티후엔씨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가족들과 화상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하태황기자

부티후엔(30·여)씨는 세살배기 딸 연우(3)와 함께 아오자이(베트남 전통의상)을 곱게 차려입고 베트남에 있는 가족과의 화상 상봉을 기다렸다. 부티후엔씨는 무엇보다 건강 상태가 안좋으면서도 전화로 늘 '괜찮다'고 하는 아버지의 상태가 궁금했다.

하이퐁(25·여)씨는 막상 보고싶던 가족들의 얼굴이 화면에 나타나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에게 연거푸 손을 흔들며 화상 상봉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KT수도권강남고객본부는 5일 베트남 이주 여성과 베트남 현지 가족간의 화상 상봉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KT노사를 비롯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경기도시공사·장애인고용공단 노사가 참여하는 노사연합체 UCC(Union Corporate Committee)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덕분에 결혼이민자로 한국에 온 부티후엔씨와 하이퐁씨는 각각 30분간 KT지사내 화상시스템을 활용, 베트남 하노이의 화상상봉장에 있는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다.

부티후엔씨는 화상속에 2년만에 보는 가족들이 나타나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하노이에서 1시간30분 떨어진 '박장'이라는 곳에서 벼농사를 짓는 부티후엔씨의 가족들은 UCC의 도움으로 하노이 화상상봉장을 찾을 수 있었다. 부티후엔씨의 아버지도 부쩍 큰 손녀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이퐁 씨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어머니와 뇌에 문제가 생긴 아버지를 떠나 한국으로 시집와 마음이 무거웠지만, 화면속에서 환하게 웃는 부모님을 보고 한시름 덜었다.

하이퐁 씨는 "30분이란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갔다"며 "한국 기업들이 부모님 건강검진은 물론 하노이 여행까지 시켜주신다는 말에 감동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KT노동조합 정윤모 위원장은 "노사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도 이같은 취지에서 기획됐다"며 "앞으로 더많은 이주여성들이 가족과 화상 통화로나마 만날 수 있도록 행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상봉행사는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50가족이 선정됐으며 전국에 있는 KT지사에서 8일까지 진행된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