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꼭 100일 남았다. 하지만 야권후보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채 오리무중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은 여전히 출마선언을 유보하고 있고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현재 경선중이지만 후보가 선출된다 해도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 등 산 넘어 산이다. 심지어 안 원장과 단일화를 꿈꾸는 제1야당인 민주당은 후보조차 못 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못내고 이번 대통령후보까지 안 원장에게 내준다면 자칫 당 기반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없는 지경까지 몰린 것이다.
불과 100일 남은 대선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 6일 안 원장 측이 새누리당 측으로부터 뇌물·여자문제로 '불출마협박'까지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일이 복잡하게 꼬였다. 그날은 광주에서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열리는 날이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안 원장 측으로 집중돼 민주당 경선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오히려 '안철수 사찰 진상위'를 구성하고 나아가 국정감사를 추진한다며 법석을 떠는 등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일어났다. 대선을 불과 100일 앞두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웃지못할 진풍경이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역동적인 나라라고 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지금 국민도 헷갈린 채 정치판이 불분명하게 돌아가는 것은 어찌됐건 우리에게는 매우 불행한 일이다. 지금쯤이면 후보자들이 결정돼 자신들의 대선공약 등을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여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안철수 원장도 하루빨리 출마의사를 밝혀 떳떳하게 국민들로부터 대통령후보검증을 받는 게 도리다. 장막 뒤에 숨어서 날짜 계산만 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이게 뭔가. 대선이 다가올수록 오히려 정치판이 이전투구의 장으로 변질될 모습까지 보이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뿐이다. 상황이 이지경까지 이른 것에는 대통령 자리를 지키려는 여권보다 대권을 쟁취하려는 야당의 탓이 더 크다. 안철수에 기대어 안일하게 대권을 치를 생각이라면 차라리 지금 판을 걷어치우는게 더 현명한 일이다.
대선 D-100
입력 2012-09-0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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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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