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동탄신도시에 학교가 없다-15개 초·중·고중 1개교만 개교

 내년 1월 입주가 시작돼 3월부터 신학기를 맞을 동탄신도시내 초·중·고교생들이 '엉터리 교육행정'의 최대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첫 입주가 시작되는 시범단지 주변에 들어설 예정인 학교는 총 5곳이지만 현재 4개교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학교의 미착공도 그렇지만 동탄신도시 인근에 있는 기존 학교로 '원정 통학'을 감행한다해도 교통여건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경인일보 13일자 1·3면)이기 때문이다.

 설사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부분 개교를 한다해도 부실한 교육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등으로 입주예정자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시범단지내 5개교중 1곳만 착공=동탄신도시는 시범단지 입주에 맞춰 1차적으로 주변에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을 개교할 계획이다. 이들 학교는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으로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8월 공급계약 체결이 마무리되고 사업착공에 들어갔어야 한다. 하지만 14일 현재 초등학교 1곳만 공사중이고, 나머지는 사업자 선정 및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처음으로 민간투자방식(BTL)으로 학교를 설립하다보니 사업자 선정이 늦어졌다”며 “그러나 10여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개교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범단지내 들어설 예정인 학교들의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3일자로 사업협약을 마치고 4월 착공을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하나의 사업 단위로 묶인 3개 초·중학교는 현재 사업자 선정단계로 이달말 공식 사업자를 선정, 5월중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화성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초등학교 1개교는 현재 사업착공에 들어가 골조공사를 시작, 오는 12월 개교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탄신도시 입주자연합회 관계자는 “학교문제는 사업초기부터 제기돼 왔던 것인데 아직 사업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예산문제만을 들먹이는데 입주자 편의는 생각지 않고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학교 시공 경험을 갖고 있는 한 민간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공사 착공후 완전 개교는 20개월, 수업할 수 있는 기본 여건만 갖춘 부분 개교도 14개월이 걸린다”며 “BTL사업이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상황이라면 부분 개교하기에도 벅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건립의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이를 수용할 주변지역내 학교시설도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동탄신도시 인근에는 동탄초등·중학교, 병점 인근의 2~3개 학교가 있을 뿐 최악의 상황에 대처할 학교가 여의치 않다.
 ◇개교 예정 학교 수, '오락가락'=당초 초등학교 15개, 중학교 7개, 고등학교 6개교를 계획했다가 초등 3개교, 중학교 2개 등 총 5개 학교를 줄이는 변경안이 마련돼 입주예정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당초 특수목적고 설립이 계획됐으나 동탄신도시가 포함되는 수원권역에 이미 수원외고와 경기과학고가 들어섰거나 예정돼 있어 추가 특목고 설립 허용은 어렵다는 게 교육청의 입장이다.

 특히 학교축소문제와 관련, 지난해 7월 교육청이 학교용지 축소 변경안을 내놓은 이후 일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아 일부 계약자들로부터 '사실과 다른 사기 분양'이라고 원성을 사기도 했다.

 지난 2001년 학교설립 계획 당시 학급당 학생수를 30명으로 전제했으나 교원 정원 및 재정문제, 저출산 기조 등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재조정하면서 불거졌다.

 이에대해 토공은 “학교설립은 전적으로 교육청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각 기관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지난 1월23일 화성시교육청, 토공, 입주민대표가 합동대책회의를 갖고 입주 예정자 세대별 학령기 아동실태를 전수조사키로 했으며 현재 전수조사결과에 대한 공증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교육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데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규·박상일·이윤희기자·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