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화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위기 대응력을 키우고자 대외거래 때 원화 활용도를 높이는 '원화 국제화'에 본격 착수했다.
중국 업체가 국내에 수입대금을 줄 때 한중 통화스와프의 원화 자금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 수출입 등 경상거래에 원화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기업의 본사와 국외지사 간 원화결제를 장려해 선도기업을 발굴, 지원하고 국내은행의 재외 현지법인ㆍ지점을 '원화 결제 허브'로 활용하는 방법도 추진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상거래에 원화 활용을 확대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실무작업를 하고 있다. 한중 통화 스와프 자금을 무역결제 자금으로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중국 당국과 실무협의를 시작했다"고밝혔다.
우리 측은 지난 7월 중국에서 1차 협의를 열어 양국간 경상거래에 스와프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조만간 2차 협의를 할 예정이다. 한중 스와프 규모는64조원, 3천600억위안이다.
박 장관은 "우리 기업도 통화스와프 자금으로 위안화를 조달할 수 있어 한중 양국에 서로 이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원화 국제화는 2008년 금융위기로 무기 연기됐지만 글로벌 위기가 상시화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미룰 수 없어 단기적으로라도 진행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경상거래에서 원화 결제를 할 수 있지만 달러화 결제 관행과 원화 수요 부족으로 작년 수출과 수입에서 원화결제 비중은 각각 1.8%, 3.4%에 그쳤다.
경상거래의 원화 비중이 높아지면 기업의 환위험을 줄이고 외화거래 비용을 줄일수 있다. 금융위기 때 외화 부족으로 생기는 충격을 줄여 위기대응력도 커진다.
정부는 일단 경상거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무역신용 등 경상거래에 수반하는 자본거래 규제의 일부 완화도 검토한다.
국내기업의 원화 결제 수요도 적극 발굴한다.
박 장관은 "원화 결제 유인이 높은 국내 기업의 본사와 국외지사 간 거래를 중심으로 '원화결제 선도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정책을 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외 기업에 대해선 원화 결제ㆍ조달ㆍ운용 등 부문에서 규제를 완화한다.
박 장관은 "외국에 있는 기업들도 원화로 결제하는 비중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예컨대 국내은행에 원화계좌가 없어도 현지은행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재외 현지법인을 허브로 삼아 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외국환관리 법규를 바꾸는 방안, 국외에서도 원화로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은행, 은행, 기업 등과 협조해 원화 경상거래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하고서 연내에 법 개정을 추진한다.
박 장관은 "환투기 유발 가능성을 검토해 풀어도 되겠다는 선까지 단계적으로 자유화하겠다. 실물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자본거래는 부작용이 있어 검토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최고세율 적용구간의 과표를 낮추고 세율을 높이는 부자증세 방안에는 반대 견해를 보였다.
박 장관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린 지 1년 만에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낮추고 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정책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과세표준 정비가 국회에서 논의된다면 과표ㆍ세율 미세조정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인 소득세 해법에 대해서는 "종교인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과세기술상 더 생각해볼 사안이 있는 만큼 종교계와 협의하면서 시간을 두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이 추진하는 반값 등록금 방안에는 단계적 시행 의견을 보였다.
박 장관은 "대학 진학은 개인 선택인데 어느 정도 자기 책임을 져야 한다. 대졸자는 생애소득이 고졸자보다 훨씬 많은 만큼 평균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고소득층에 보조금을 주는 셈이다. 단계적으로 하는 게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韓中무역 결제에 통화스와프 원화 64조 활용 추진
박재완 "원화 국제화 무작정 미룰 순 없어"
7월 1차협의…국내銀 재외법인은 '결제허브'로
입력 2012-09-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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