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채 전철안에서 승객들에게 '묻지마식'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얼마전 서울 여의도에서 발생한 흉기난동사건과 마찬가지로 전 직장 동료들에게 품은 앙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전철 내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승객들을 위협한 혐의(협박 등)로 이모(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5일 오전 8시께 의왕역 부근을 지나던 천안행 1호선 전철 621호 2번칸에서 승객 장모(18·여)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한 데 이어 8번칸으로 자리를 옮겨 윤모(18·여)씨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마침 현장에 있던 안양만안경찰서 소속 A순경이 112에 신고했고 이씨는 사건 발생 15분여만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회사 상사들이 나를 무시해 기회가 되면 복수할 마음으로 이날 새벽 5시30분께 칼을 구입해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불특정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용인시 기흥구의 한 물류회사에 다니던 이씨는 지난달 8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채 수원역 인근 모텔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