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세금탈루 혐의가 짙은 고소득 자영업자들을 표본 세무조사한 결과 매년 절반 이상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탈세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산가형 자영업자'들의 소득탈루율은 74%에 달해 탈세가 부의 축적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세청이 발표한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 1차 세무조사(422명)'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들은 평균 1가구당 1년에 6억3천만원의 소득을 벌어서 2억7천만원만 신고하고 3억6천만원은 탈루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소득의 56.9%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떼먹고' 있는 셈이다.

이들 가운데서도 웨딩홀, 스포츠센터, 대형사우나, 골프연습장, 종합병원 등 대규모 재산을 가지고 기업형으로 운영하는 '재산가형 자영업자'들은 1년에 8억1천만원의 소득을 얻어 이중 2억1천만원만 신고하고 나머지 6억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 탈세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74%를 탈루한 것이다.

또 변호사, 세무사, 의사, 회계사, 건축사 등 전문직의 소득탈루율은 42.8%(4억2천만원중 1억8천만원 탈루), 유흥업소·집단상가·도매 등 기타업종의 소득탈루율은 54.0%(7억4천만원중 4억원 탈루)로 조사됐다.
한편 이들 422명이 지난 2003~2004년 자진납부한 세금은 638억원으로 1명당 1억5천만원이었던 반면 이번 조사를 통해 추징한 세금은 1명당 2억6천만원(총 1천94억원)으로 추징세액이 자진납부액의 1.7배에 달했다.

이같은 탈루 등에 힘입어 이들 422명의 총재산은 지난 95년말 5천681억원이었으나 2005년말에는 1조5천897억원으로 늘어났다.
국세청은 이들뿐 아니라 '재산가형 자영업자' 등 탈루가 심할 것으로 의심되는 자영업자 319명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30일간 2차 집중 세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