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민이 "도둑이야"라며 고함을 질러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는 이날 오후 4시 7분 삼우아파트에서 100여m 떨어진 개인주택에 들어갔다가여주인에게 들키자 달아났다.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여주인의 "도둑이야"란 소리를 듣고 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최는 주변의 한 고등학교 담은 넘은 뒤 주택 2채의 담을 넘어 삼우아파트로 들어갔다.
최는 5층 아파트의 옥상으로 들어간 후 보일러실 안에 있던 빈 라면 박스 3개 중 1개를 뒤집어 쓰고 숨었다.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 6명은 40여분간 아파트를 수색하다가 옥상 보일러 안에서라면 박스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형사 3명은 권총, 3명은 경찰봉을 들고 최를 덮쳤다. 최는 과도를 갖고 있었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덮친 경찰에 약간의 몸부림을 치면서 저항했지만 곧바로 제압됐다.
검거에 참여한 동부경찰서 박상윤 경위는 "40여분간 아파트를 수색하다가 라면 박스를 뒤집어쓴 최를 붙잡았다"면서 "최는 포기한 듯 별로 저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거 당시 최는 지갑 1개, 현금 6만원, 신용카드 등을 갖고 있었다. 세로 줄무늬가 있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이었다.
최는 탈주한 후 세면을 하지 못해 수염이 덥수룩하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최의 도주를 막기 위해 신발을 벗긴 뒤 대구 동부서로 압송했다"고 말했다.
최는 지난 21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사이 검거지점에서 12㎞가량 떨어진 고추밭농막에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는 농막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칼 1자루 등을 훔쳤다. 농막 주인에게 '죄송합니다. 비강도자 최갑복'이라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동부경찰서로 압송된 최는 탈주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살아오면서 남을 해친 적이 없는데 경찰과 피해자가 내게 죄를 덮어씌웠다"며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를 상대로 탈주 경위 등을 조사한 뒤 도주혐의 등을 추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최는 지난 17일 오전 5시3분 경찰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동부경찰서 유치장 배식구(가로 45㎝, 세로 15㎝)를 통해 달아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