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 바라본 용인 수지와 성남시 분당 지역 아파트 /연합뉴스

   가을 이사철의 시작인 9월 전국 집값이 8년만에하강곡선을 그렸다.

   취득세 감면 정책의 적용 시기가 미뤄진 탓에 불황에도 나홀로 강세를 보이던 소형주택 가격마저 내림세로 돌아섰고, 전셋값 오름폭이 예년보다는 작았다.

   3일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8월보다 0.2% 떨어졌다.

   9월 주택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9월 -0.2% 이후 처음이다.

   보통 9월은 가을 이사수요의 움직임으로 여름철보다 집값이 오르는 게 정상이지만 올해는 더 침체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 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27년 동안의 9월 주택가격 장기 평균 변동률은 0.6%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 경기도가 나란히 0.4%씩 내린 가운데 대전, 강원도, 경상남도(이상 -0.2%), 부산(-0.1%) 등 지방으로도 하락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충남처럼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 혜택을 받은 지역이나 경북같이 주택공급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는 집값이 0.5% 이상 올랐다.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실수요자들의 선호로 가격을 유지하던 소형주택 가격도 올해 들어 처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면적 62.8㎡ 미만의 소형주택은 4월까지 매달 소폭 오르다 5~8월 석달 내리보합세를 기록했지만 9월에는 0.1% 하락했다.

   대형주택(전용면적 95.9㎡ 이상)과 중형주택(62.8~95.9㎡)은 각각 0.4%, 0.3% 떨어져 전월보다 낙폭이 0.1%포인트씩 커졌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소형주택의 월별 매매가격은 8월과 9월(이상 -0.1%) 두달 연속 내림세다.

   전세시세는 전국 0.3%, 수도권 0.4%(서울 0.4%) 각각 올라 매매보다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27년 동안의 9월 장기평균 변동률 1.1%(서울 1.4%)보다는 상승률이 낮았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9월은 원래 2월 다음으로 이사가 많은 달인데 올해는 이사철이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며 "취득세 감면 시기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과 전세 재계약 유행으로 매매와 전세 거래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취득세 감면의 시행시기가 확정됨으로써 이달부터는 다소 거래가 풀릴 전망이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박 팀장은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