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제물포터널(서울 양천구 신월IC~여의도) 통행 요금이 오는 12월 최종 확정된다. 이에 따라 제1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인천 시민들은 고속도로 통행요금과 함께 터널 이용요금까지 내야하는 2중 부담을 떠안게 됐다.

문제는 서울시가 현재 터널 요금 등을 확정하기 위해 민간사업자측과 실시협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할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팔짱만 끼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계획지역 최악의 정체구간
서울시 산정요금 인상예고
인천시·정치권은 '팔짱만'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제물포터널은 제1경인고속도로 종착 지점인 신월IC부터 여의도까지 총연장 7.53㎞로 계획돼 있다. 총사업비는 4천913억원으로 서울시가 1천101억원, 나머지는 대림산업 등으로 구성된 민간사업자(서울터널(주))가 낸다.

터널 계획 지역은 주말과 평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상습 정체를 빚는 곳이다. 서울시는 최악의 정체 구간인 이 도로 밑에 터널을 뚫어 교통량을 분산시킨다는 계획이고 착공은 내년초, 완공은 2017년으로 예정돼 있다.

서울시는 이 터널 착공을 위해 현재 사업자측과 실시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실시협약에는 터널 이용요금을 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와 민자사업자측은 이 터널의 최소 통행요금을 1천890원(소형차 기준)으로 산정해 놓은 상태다.

인천에서 제1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여의도 방향으로 가는 인천시민들은 부평요금소에서 900원(소형차 기준)을 내고 다시 터널 요금으로 1천890원 등 모두 2천790원의 돈을 내야 한다. 이미 제1경인고속도로는 통행량이 많아 사실상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에서는 통행료 폐지 운동까지 벌였고, 이와 관련된 법안까지 발의해 놓고 있다.

인천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제1경인고속도로 통행요금을 놓고도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널 요금까지 지불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특히 서울시는 1천890원으로 산정된 터널 요금이 2007년 기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현재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다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터널통행요금이 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서울시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은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인천시민들이 경인고속도로와 제물포터널 요금까지 다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