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물포터널' 통행요금 책정 소식이 전해지자 인천과 수도권 서부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요구해 왔는데 문제가 해결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걱정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제물포터널은 경인고속도로의 종점인 신월 나들목에서 여의도로 가는 간선도로 지하구간(7.53㎞)에 설치된다. 이 간선도로는 인천에서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갈 경우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다.

서울제물포터널이 완공되면 서울로 가는 승용차 운전자들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900원을 낸 뒤, 터널 통과요금 1천890원을 다시 내야 하기 때문에 편도 통행료만 2천790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1천890원으로 산정된 터널 요금이 2007년 기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현재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다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책정된 요금을 기준으로 할 때 제1경인고속도로를 매일 통행해야 하는 이용자들은 연간 200만원가량을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로 내야 하며, 주 5일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연간 150만원에 달하는 통행료를 내야 할 판이니 걱정이 태산같다.

경인고속도로는 상시적 교통체증으로 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화~부평, 부천~신월, 가좌나들목 구간은 상습정체구간이다. 또 개통 43년이 경과한 경인고속도로는 유료도로법이 정하고 있는 통행료 징수기간인 30년을 넘겼을 뿐 아니라 회수율도 이미 211.3%에 이르고 있다.

고속도로 기능을 잃은 도로에 통행료를 걷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에 제1경인고속도로의 '유료도로폐지법안'이 발의 중에 있으나 언제 통과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제1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두고도 논란이 큰 상황에서, 이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터널 이용요금까지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지역 시민단체 등의 주장이다. 결국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폐지하든가, 터널 이용요금을 내지 않든가 둘 중 한 곳의 통행요금이 면제되지 않으면 수도권과 인천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상시적 교통체증으로 아침저녁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통행료 폭탄까지 던져서야 되겠는가.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제물포터널 요금 문제를 둘러싼 대책을 세워 생업에 바쁜 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서는 일은 없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