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올해 초 결성된 모란봉악단이 북한 내 최고악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의 모란봉악단에 대한 애정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67주년 기념일에도 분명히 드러났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 제1위원장이 전날 평양에서 열린 모란봉악단의 공연 '향도의 당을 우러러 부르는 노래'를 평양 시민들과 함께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당 창건일을 기념해 열린 음악회는 은하수관현악단의 10월 음악회와 국립교향악단 음악회도 있었지만 김 제1위원장은 모란봉악단의 공연만 관람한 것이다. 이는 모란봉악단에 대한 김 제1위원장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당 창건 기념일을 즈음해서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은하수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조선중앙TV를 살펴보면 모란봉악단은 이번 공연에서도 경쾌한 음악을 바탕으로 과감한 무대를 선보였다.
여성 보컬들은 짧은 원피스와 귀걸이로 멋을 부렸고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과 무대 시설은 한국의 콘서트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모란봉악단의 이번 공연에 대해 "여성 연주가들과 가수들의 참신하고 약동적이며 세련된 예술적 형상, 거대한 공간을 꽉 채운 장중하고 풍만한 울림, 화려한 무대 장치와 특색있는 조명 등 내용과 형식이 새로운 경지에 오른 황홀한 예술의 세계"라고 평가했다.
김 제1위원장도 모란봉악단의 공연에 기립 박수를 보내며 즐거워했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전승절(7월27일)과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혁명 개시'기념일(8월25일)을 기념한 모란봉악단의 공연도 관람했다.
모란봉악단은 지난 7월6일 미국의 만화영화 미키마우스 캐릭터가 등장하는 파격적 시범공연을 선보인 뒤 주요 행사 때마다 김 제1위원장이 찾는 단골악단이 된 것이다.
북한은 모란봉악단을 대중적 악단으로 띄우는데도 부쩍 신경쓰고 있다.
최근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방송은 모란봉악단의 노래를 거의 매일 내보내고 있다.
특히 중앙TV는 프로그램 사이에 과거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일종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편집해 자주 보여주고 있다.
모란봉악단의 음악은 모차르트 작품 등 외국곡에서 '내 삶과 조국' '전사의 노래' 등 체제 선전용 작품까지 다양하다.
김정일 시대에는 은하수관현악단의 음악이 방송에 많이 나왔는데 이제 모란봉악단이 그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또 지난 9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 문예출판사가 모란봉악단의 음악을 편집한 다매체물을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란봉악단의 음악이 앞으로 CD, DVD 등으로 제작되면 북한 주민 사이에 많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정권이 이처럼 모란봉악단에 공을 들이는 것은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는 지난 7월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 때 리설주의 모습을 처음 공개했고 성악을 전공한 리설주는 이 악단의 결성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