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사다리차도 없이 50일만에 3천여가구 입주를 완료하라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새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한겨울에 속전속결로 입주를 끝내라는 시행사의 일방적 통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4일 경기도시공사와 광교신도시내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1천764가구)와 자연앤자이(1천173가구)의 입주가 오는 12월 1일과 10일부터 각각 시작된다.
도시공사측은 당초 입주기간을 30일로 정했지만 주민들이 반발하자 이를 50일로 연장키로 하고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50일이 지난 이후부터는 입주 여부에 관계없이 관리비를 부과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은 한겨울에 3천여가구가 50일만에 입주를 끝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우선 이곳 아파트의 외부 유리창이 전면개폐가 불가능하고 사다리를 걸쳐 고정시킬 난간조차 없는 구조로 전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활용해 이삿짐을 옮겨야 한다며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주차시설이 지하에만 있어 지상에는 이삿짐 트럭 여러 대를 동시에 세워 둘 공간도 마땅치 않아 입주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자연앤힐스테이트 입주자 대표 A씨는 "짧은 기간에 1천700여가구가 입주하려다간 이사 도중 입주민들간 한바탕 난리가 날것"이라며 "최소한 90일 정도로 늘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앤자이 입주자 대표 B씨도 "겨울철에는 눈 등 기상문제로 인해 실제 이사가 가능한 날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기간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이후부터 관리비를 물린다는 방침은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공사측은 지난 2010년에 김포 양촌 자연데시앙과 파주 당동 자연꿈에그린단지 입주를 한겨울인 12월에 시작하면서 입주기간을 90일로 했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김포나 파주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입주 여건이 열악해 90일로 연장한 것일뿐, 지난 2008년 동탄에서는 1천300여가구가 39일만에 입주한 적도 있다"며 "입주기간이 30일로 돼있는 공사 내규 원칙에다가 여러 민원을 반영한 결과가 50일이다. 그 정도면 충분하며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황성규·강기정기자
한겨울 사다리차도 없이 50일만에 3천가구 입주?
도시공사, 속전속결 이사 일방통보… 경과땐 관리비 부과
주민 "구조상 엘리베이터만 이용 90일 정도는 필요" 반발
입력 2012-10-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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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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