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원참사 아비규환의 현장르포
입력 1999-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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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7-0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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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유치원생등 23명의 사망자를 낸 화성군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는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이날 오전 8시 화성군청에서 1시간정도 차로 달려 도착한 씨랜드에는 이미 5_6대의 소방차와 소방헬기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죽음의 현장에서 한구의 시체라도 더 찾아내려는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었다.
전국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아이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듯 이곳저곳을 헤매며 미친듯 울부짓는부모들,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환자를 수송하는 구급차,상황을 통제하기위해 이리뛰고 저리뛰고 있는 경찰,씨랜드는 한마디로 폭격을 맞은 전쟁터 바로 그곳이었다.
놀이동산답게 입구에는 빈 회전목마가 버티고 서있었고 매점과 놀이기구를 지나면서 나타난 3층 생활관은 불에 완전히 그을린채 왼쪽편으로 15도 정도 일그러져 火魔가 할퀴고간 끔찍한 현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활관 뒷편으로 풀장에 유유히 떠 있는 튜브와 서해앞바다가 내다보이는 운동장의 캠프파이어 흔적만이 전날 아이들의 즐거운 한때를 내보여줄 뿐이었다.
5백여평의 부지에 부실하게 만든 1층 위로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2.3층을 만든 52호실의 생활관에 496명이 수용돼 있었다는 사실은 한눈에 보기에도 이곳이 화재등 안전사고에무방비 지대였다는 것을 직감할수 있었다.
화재가 처음 발화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는 7_8평규모의 301호실.
첫발을 내딛자 화학물질이 타면서 나는 매케한 냄새가 여전히 코를 찔렀고 스티로폼과 합판으로 제작된 천장은 녹아 시꺼멓게 내려 안아 있었다.
아이들의 시체는 불길을 피하려는듯 창가에 집단으로 몰려 한데 어우어진채 발견 됐다는 소방관의 말은 듣는 순간 죽음에 몰린 18명 아이들의 긴박한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또한 이날 오후 12시 50분경에는 이 방에서 아이의 것으로보이는 신체의 일부분까지 발견돼 부모들과 대책관계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특히 씨랜드에서 5백m떨어져 위치,대피한 아이들의 임시보호소가 마련된 중앙여관에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부모와 죽음을 확인한 부모들의 통곡소리가 인근 산을 가득 메웠다.
문제의 301호실에서 잠을 자다 숨진 김도현군(7)의 어머니 김순덕씨(34.군포시 금정동)는 중앙여관 앞에서 거의 실신상태에 빠져 남편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린뒤 『수련회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채 「아들을 살려내라」며 울부 짖었다.
또 이날 아들의 안전을 확인한뒤 안도의 눈물을 흘린 이광우씨(38.서울 마천동)는 화재에 놀라 아무런 말도 못한채 자신을 꼭 부둥켜안은 아들 상호(5)군을 끌어 안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수십명의 꽃다운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는 꿈과 희망이 있는 「바다의 땅」이 아니라 죽음땅으로 기억될 것이다./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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