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후 수원 권선구청에서 김정수 권선구청장이 수원시 최연소 공무원인 정예리(18)양을 격려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식물에 대한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지난 29일자로 권선구청 경제교통과에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정예리(18)양은 수원시 '최연소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정양은 지난 5월 12일에 치러진 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고졸자 채용) 9급 농업직에 응시, 6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하게 합격했다.

지난해부터 정부 정책으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고졸자 채용이 늘어나면서 공무원 시험에도 고졸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경쟁시험이 도입됐는데 정양은 올해 수원에서 단 1명을 뽑는 농업직에 응시해 합격한 것.

"원래는 대학에 진학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공무원시험에 응시하게 됐어요. 경쟁률이 그렇게 셀 거라고는 생각 못했구요. 올 3월부터 기숙사와 도서관에서 본격적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저도 무척 기쁩니다."

무엇보다 정양의 합격을 기뻐한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없이 식당일과 일용직을 전전하며 저를 혼자 키워오신 어머니께서 누구보다 기뻐하셨죠. 고등학교 다닐 때는 기숙사 생활하느라 어머니와 1주일에 한 번밖에 못만났는데, 수원에서 자리잡으면 방 하나 얻어서 여주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살고 싶어요."

정양의 어렸을 적 꿈은 수목원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어릴때부터 식물, 그중에서도 다육식물(선인장 등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수목원에서 일하며 식물을 실컷 구경하고 싶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농고에 진학하게 됐구요. 기회가 되면 앞으로 야간대학에도 진학해 원예나 조경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정양은 며칠간의 공직경험에 대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지 3일밖에 안됐지만, 학교에서 배웠던 이론들과 실제 업무는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생소한 업무에 대해 선배님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가르쳐 주고 있어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