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공무원 임용시험 채점을 잘못하는 바람에 합격자 13명의 운명이 엇갈렸다. '합격'을 통보받았다 탈락으로 정정된 13명의 수험생과 부모들이 31일 경기도청을 항의 방문해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실수에 대해선 사과해도 임용시험은 법정 사무여서 구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지난 25일 오후 6시 제3회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시험 합격자 27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곧바로 영어과목(책형 D형) 10번 문항의 정답이 잘못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4일 뒤인 29일 오후 6시 경기도는 돌연 정정 공고문을 내고 합격자 명단을 274명으로 조정했다.

경기도측은 "합격자 발표 뒤 수험생들의 문의가 잇따라 확인했더니 영어과목 1개 문항에서 정답을 전산에 잘못 입력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하지만 제주도와 인천시교육청 등 합격자 정정 사례는 기존에도 종종 있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초 불합격 처리됐던 12명은 합격한 반면, 합격 통보를 받았던 13명이 탈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사자들은 "경기도의 행정처리 미숙으로 탈락하게 됐다"며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

특히 이날 수험생 부모 가운데 6명이 경기도청 인사과와 감사관실 등을 항의 방문해 한때 고성이 이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수험생 부모는 "(경기도가)공무원 임용시험을 너무 안일하게 진행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13명에 대해선)면접까지는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 관계자는 "실수한 부분에 대해선 수험생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시험이 법정 사무이다 보니 사실상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최해민·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