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관내 한 공원에서 오토바이 출입을 막는다며 멀쩡한 공원 출입로를 화분 등으로 봉쇄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벌여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출입구를 막아놓은 탓에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오히려 잔디를 밟고 공원을 지나고 있으며, 자전거와 유모차를 가지고 나온 시민들은 수백미터 떨어진 반대편 출입구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31일 수원시 및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팔달구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인계3호공원)입구에는 차량 출입을 막기 위해 세워진 볼라드 사이사이마다 10여개의 대형 화분이 새롭게 설치됐다. 배달 오토바이들이 공원을 지름길로 이용한다는 일부 민원이 제기되자, 사업소가 사실상 공원 입구를 폐쇄한 것.
┃사진
사업소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며 해당 장소에 '공원내 오토바이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화분을 설치했으니 유모차, 휠체어 및 자전거를 이용하시는 분들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막겠다는 시의 행정은 공원을 드나드는 사람의 출입까지 막은 꼴이 돼 버렸다. 정식 출입문이 막혀버리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시민들은 공원을 들어가기 위해 300m나 떨어진 곳을 통해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공원 출입구는 시가 혈세를 들여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와도 연결돼 있지만, 사업소의 출입구 봉쇄가 이같은 길을 끊어버린 셈이 됐다.
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오토바이 잡으랬더니, 길을 아예 막아버렸다"며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우자는 거냐"며 혀를 찼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원에 진입하는 오토바이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워 화분을 설치했다"며 "오토바이 출입을 막으면서, 다른 이용객의 불편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화분 위치 등 출입로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