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올가(OLGA)」가 근래보기 드문 강풍과 장대비를 동반하고 3일 제주지방을 강타, 도 전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제주도 서쪽 해상으로 접근, 도 전역이 태풍 위험반경에 든 제주지방은 이날 오전 3시께부터 순간 최대풍속 34m의 강풍과 시간당 최고 50㎜의 폭우를 쏟아부어 도민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지난 97년 준공된 북제주군 한림읍 한림체육관은 함석지붕 3천800㎡가 풍압을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리며 선수대기실 등을 덮쳐 마치 폭탄이 투하된 듯 폐허로 변했다.

또 제주시내에는 넘어진 신호등과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현수막지지대, 떨어져나간 공사장 안전책, 간판, 부러진 가로수 등이 도로를 뒤덮어 어지간한 바람에는익숙한 제주도도 이번 태풍을 견뎌내지 못했다.

한림읍 한림리 운악빌라 306호의 유리창이 강풍에 파손되는가 하면 제주시 화북동 시장아파트 옆 간이천막과 도내 곳곳의 비닐하우스 등 각종 시설이 바람에 날려119구조대와 행정기관 재해대책본부 긴급 전화는 불이 났다.

제주시 산지천 「남수각」일대는 새벽 2-3시 내린 시간당 50㎜의 장대비가 한꺼번에 저지대로 쏠리면서 주변 20가구 주민 40여명이 한때 부근 동사무소 등으로 대피했고 시내 곳곳의 건물 지하실이 침수돼 배수 소동을 벌였다.

오전 6시께는 서귀포시 예래동과 제주시 아라동 등지의 한전 전봇대가 바람에넘어지면서 3만여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시 정실과 아라동 아라2교 교량가설 공사장 임시 우회도로가 침수되는 등도로 10여곳이 물에 잠겼고 도심 신호등도 작동되지 않아 극심한 교통 혼잡현상이벌어졌다.

해상은 7-9m의 높은 파도로 제주기점 여객선 뱃길이 2일부터 완전히 끊긴데 이어 3일 오전에는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가 모두 결항되는 등 연륙교통이 완전히 마비돼 피서 관광객 등 2만여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서귀포시지역의 순간최대 풍속이 40m에 달했다고 밝혀 이번「올가」의 위력은 지난 59년 전국을 강타하며 큰 피해를 줬던 「사라」이후 가장 강한바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