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이 치열한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을 잠시 접었다. 미국 동부지방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가 남긴 피해가 막대한 상황에서 정략적 선거캠페인을 계속하기 힘든 분위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 국민이 고통받는 지금 선거에 대해선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고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는 "미 국민의 이해가 정치인의 이해보다 우선한다"고 화답했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분열적 태도를 보였다가는 역풍을 맞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연말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도 지금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샌디와 같은 초대형 자연재해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위기는 샌디와 견줄 바가 아니다. 장기간의 주택경기 침체로 수십만명의 하우스푸어가 대기중이고, 빚더미에 허덕이는 대출인생들이 수백만이다.
국제경제 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대기업들마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 정리와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실정이다. 모든 국민들이 자신의 경제적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다.
국민의 현실이 이토록 암울한데 우리 대선후보들은 오로지 정치공학에만 매달리고 있다. 거리마다 공짜 복지를 선전하는 현수막이 휘날리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없다. 정수장학회니 북방한계선 발언으로 끝없이 과거를 캐내는 정당들로 인해 현재와 미래의 현안은 사라졌고 국민은 좌절하고 있다. 야권은 단일화 논란으로 정책을 매립하면서도 국민의 명령이라며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
먹튀방지법과 선거시간 연장 일괄처리 논란과 같이 제 살 주고 남의 뼈를 취하겠다는 극단적 선거캠페인마저 불사한다. 급기야 당선만 된다면 자신의 임기를 희생해야 가능한 개헌론마저 만지작거리는 모양이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상이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철저히 자각해야 한다. 위기를 위기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 그리고 현재의 네거티브 대선 캠페인을 즉각 중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정도 진정성은 보여야 대선정국을 정상화할 수 있다. 셋이 모여 이 같은 합의를 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나, 어느 한 후보라도 먼저 결단을 내린다면 여론의 호응이 대단할 것이다. 지금처럼 국민을 분열시키는 선거운동이라면 누가 당선된다 해도 자신이 원했던 나라를 만들기 힘들 것이다.
위기 앞에서 정치공학에 매몰된 대선후보들
입력 2012-11-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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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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