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이후 첫 주말과 휴일을 맞은 경기북부지역이 수해현장을 찾은 가족단위의 자원봉사자등 온정의 물결과,폭우 이후 무더위를 기다렸다는 듯 인근 행락지로 몰려든 피서객들로 극심한 양단면을 보였다.

특히 수해지역과 인접한 저수지와 하천에는 5일째 계속되고 있는 복구작업과는 아랑곳없이 폭우로 불어난 물을 찾아 고기잡이에 열을 올리는 낚시꾼들이 몰려 수재민들의 재기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8일 하룻동안 파주시 문산 자원봉사센터에 접수된 자원봉사자 3천여명중 휴일을 맞아 초중고생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 봉사자만 8백여명에 달했고 연천도 7일과 8일 각각 2천8백,1천6백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수해현장을 찾았다.

가족단위 자원봉사자들은 재해본부등에 등록하지 않은채 친지나 연고자들을 직접 도와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제 수해현장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현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 7일 휴가를 계획했던 임기철씨등 의정부 지역 주민 6명은 이를 변경,동두천시 보산동 수해지역을 찾아 수재민과 지원인력 2백여명에게 휴가비로 마련한 점심식사를 제공했고,운수업자 박덕화씨는 생업을 뒤로한채 하루종일 자신의 화물차로 생수 1천2백상자를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또 연천에서는 수해복구에 참여한 실업대책극복 시민운동본부 자원봉사자 고완씨(21)가 트럭으로 이동중 떨어져 부상을 당해 전곡 백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3∼4일간의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문산 수해지역과 인접한 파주시 교하면 교하강 다리밑에는 8일 30여명의 낚시꾼이 모여들었고 인근 양주군 백석면 K낚시터에도 1백여명의 낚시꾼이 몰려 구슬땀 흘리는 복구현장과 대조를 보였다.

통일전망대와 임진각에도 평소 휴일보다 20%가량 줄기는 했지만 이날 하루 7천여명의 관광객이 몰렸으며 수해지역인 파주군 적성면 감악산 계곡과 연천군 연천읍 재인폭포,청산면 한탄강 하류지역등에도 각각 수십∼수백명의 피서객이 텐트를 쳐놓고 물놀이와 낚시를 즐겼다.

연천군 청산면 주민 李모씨(62)는 『하천과 계곡으로 몰려든 피서객들이 길옆에 차량를 줄지어 주차한채 음악까지 틀어놓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온몸에 힘이 빠진다"며 "예정된 휴가를 취소하지는 못하더라도 복구현장이 빤히 보이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임시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