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오토바이 폭주족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장기간에 걸친 불황의 여파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최근에는 학교와 가정에서 소외된 학생들외에 10∼20대 근로 청소년들까지 합세,정기 모임과 집결지를 정해놓고 광란의 질주를 일삼는등 조직화 경향마저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30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도내 전역에 걸쳐 폭주족 특별단속을 실시,7월말까지 모두 1만26명을 적발해 이중 난폭·곡예운전자등 7백38명을 형사입건한 것으로 집계됐다.

형사입건자중에는 무면허 운전이 4백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음주운전이 1백93명,뒷좌석을 높이거나 소음기를 제거하는등 구조변경행위가 97명의 순이었으며 이 가운데 근로청소년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주족들은 고양 일산의 호수공원,성남 분당의 중앙공원,안산 수인산업도로변등 도로가 넓게발달한 곳들을 주요 집결지로 정해놓은 채 적게는 3∼4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씩 서클을 형성,정기·비정기적인 폭주 모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차량통행과 경찰단속이 뜸한 오전 3∼4시등 심야를 주활동시간으로 이용하는데다 시속 1백km가 넘는 엄청난 속도로 질주,이를 제지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경찰단속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6월 6일 새벽 시흥시 금이동 수인산업도로에서는 10여대의 오토바이가 안산과 인천을 오가며 광란의 질주극을 벌이다 이중 1대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대형트럭과 충돌,앞뒤에 타고 있던 10대 남녀 2명이 그자리에서 숨지기도 했다.

이들은 기러기떼 모양의 대열을 갖춘채 도로를 점거,모두 9차례에 걸친 주민 신고를 받고출동한 경찰 순찰차를 따돌리려다 사고를 냈으며 당시 오토바이 무리에는 지휘차로 보이는 차량까지 등장해 경찰단속을 방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계자는 "경찰의 집중단속과 IMF체제등으로 기세가 한풀 꺾였던 폭주족이 최근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음심점배달원과 가스배달원등 근로청소년층의 합류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워낙 사고위험이 커 대열을 해산시키거나 다른 곳으로 내쫓는수준의 단속이 대다수"라고고충을 토로했다./裵相祿기자·bs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