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사상 유례없는 高유가 시대를 맞고 있는 가운데 IMF로 한동안 주춤했던 에너지 낭비벽이 사회 곳곳에서 다시 고개를 들어 모처럼 회복세에 접어든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골프장들이 몰려드는 내장객을 수용하느라 경쟁적으로 야간개장을 하는가하면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유흥가들도 연일 불야성을 이루는등 IMF이전의 「망국적」 사치풍조까지 합세하는 실정이다.

16일 경기도와 에너지관리공단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감산합의 이후 국제원유값이 최근 배럴당 24달러선을 돌파,지난해 말보다 2배이상 인상하면서 휘발유등 기름값은 조만간 사상 최고수준으로 폭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와 LNG등 1차에너지의 국내 소비물량은 올 상반기 현재 8천8백70만TOE(원유환산톤 :각종 에너지량을 원유기준으로 환산한 단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증가,이미 IMF이전인 97년 상반기 수준(8천7백90만TOE)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석유는 3억5천6백만 배럴로 7.8%,LNG는 6백43만톤으로 25.6%가 증가했으며 전력소비 역시 지난해보다 8.1%늘어난 10만1천6백3GWh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은 중화학 중심인 산업구조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많은데다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사회 각계에서 과소비 풍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 8월말 현재 도내에 모두 2백16만5천8백여대가 등록돼 두달전인 6월말보다 3만2천5백여대가 늘었으며 이중 외제 승용차 1백30여대를 포함,2천5백cc급이상 중대형승용차만 2천여대 가량 증가했다.

전국의 에어컨 보급대수도 지난 97년과 98년 각각 6백31만여대,6백95만여대였던 것이 올해에는 큰폭으로 증가,8백만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바람과 경제위기로 썰렁했던 골프장은 최근 평일에도 예약이 어려울만큼 손님이 북적거려G,P,A,K골프장등 도내 16개 골프장이 조명시설을 가동해가며 야간개장을 하고 있다.

또 심야영업규제가 풀리면서 수원의 인계동,부천의 심곡2동,성남 분당 서현동일대등 도내 주요도시의 유흥가는 새벽 3∼4시가 지나도록 현란한 네온불을 켜놓은채 흥청거리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원유 도입단가가 1달러 상승할 경우 수출은 1억9천만 달러가 줄고 무역수지는 10억6천만달러 감소한다"며 "고유가시대에 사치와 과소비는 경제회복의 최대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裵相祿기자·bs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