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城南＞토지 소유주의 인감증명서와 신분증등을 위조한 뒤 주인행사를 하면서 금융기관이나 사업체를 상대로 수십억원을 대출받거나 외상으로 물건을 납품받은 토지사기단 일당 14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부장 尹在隆)는 8일 김태훈씨(39) 등 8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한모씨(44)를 불구속 하는 한편 달아난 김종영씨(56) 등 일당 5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7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3가 대지 9필지(시가 1백20억원 상당) 소유주인 S유통 대표이사와 감사 6명의 인감증명서를 위조해 신명산업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뒤 이를 담보로 농협 서여의도지점에서 10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다.

김씨 등은 이어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80여억원을 대출받으려다 사전에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

또 일당인 이재풍씨(44) 등 4명은 지난 7월 박모씨 소유의 부천시 남구 소사동 소재20억원 상당의 대지를 같은 방법으로 가로채 근저당을 설정한 뒤 모 회사로부터 2억여원 상당의 물품을 외상 납품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씨 등은 지난 8월에도 이모씨 소유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소재 대지 2천3백㎡(공시지가 30억원 상당)을 불구속된 한씨 소유의 (주)은혜영상 명의로 바꾼 뒤 서울협동조합에서19억원을 대출받으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소유주의 관리가 허술하거나 오랫동안 권리변동이 없는 고가의 토지를 골라 소유주의 인감증명서와 신분증을 위조한 후 주인 행세를 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의 소지품에서 5∼6개의 범행대상용 토지 관련서류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洪正杓기자·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