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LPG(액화석유가스)사용차량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LPG차량 정책이 오락가락 혼선을 빚고 있어 자동차업계는 물론 서민들의 불만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는 당초 지난96년말 자동차관리법의 개정으로 그동안 「6인승이하」로 규정됐던 승용차기준이 「10인승 이하」로 변경된뒤 3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6_10인승 차량은 승합차로 재분류,LPG사용이 금지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들어 레저용 차량이 중산,서민층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정부는 지난달 자동차세와 등록세,취득세를 오는 2004년까지 승합차 세율을 연장 적용해주기로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이어 경차등 일반 승용차와의 형평성 문제와 휘발유 세수 감소등을 이유로 LPG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다시 가닥을 정했다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이 일자 23일 「레저용 차량의 LPG사용을 내년 1년동안 연장하겠다」고 재선회했다.

정부는 대신 내년중 LPG와 경유등의 에너지 가격을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정책이 이처럼 갈팡질팡하자 소비자사이에서는 「이래저래 서민들만 골탕먹는다」는 비난이쏟아지고 있다.

회사원 W씨(35)는 기름값 절약을 위해 6년간 사용한 승용차를 처분한뒤 지난주 모사의7인승 LPG차량을 주문했으나 내년부터 LPG가격을 올리겠다는 발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W씨는 "L당 1천3백원에 육박하는 기름값을 감당키 어려워 차를 바꾸기로 했는데 충분한홍보도 없이 막상 연도말이 되자 LPG를 불허한다고했다 다시 이를 허용하고 LPG값을 올리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RV의 판매신장으로 모처럼 자동차산업이 활력을 찾았는데 차종별 연료사용제한을 풀겠다면 결국 LPG차량만 피해를 볼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에너지별 가격체계가 발표될때까지 차량 구매심리도 상당수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裵相祿기자· bs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