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지역 역내에서 투신자살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인명사고 방지를 위해 지하철 역 등에 설치되고 있는 스크린도어의 수는 서울에 비해 경기 지역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가 관리하는 수도권 광역철도구간(국철 및 전철 1~4호선 중 일부 구간) 내 203곳의 역사 중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곳은 45곳(22%)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도시철도구간(전철 1~4호선 일부구간 및 5~9호선 전체) 내 268곳의 역사에는 전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일부 도내 역사에서는 자살, 실족 등으로 인한 사고가 속출하고 있어 승객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 8일 평촌역 투신사고(경인일보 11월 9일자 23면 보도)에 앞서 지난 7월에도 안양시 만안구 관악역에서 술에 취해 선로에 떨어진 40대 남성이 열차에 치여 숨졌고, 지난해 8월과 10월에도 부천역과 안양역에서 각각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역사 내 사상사고 현황을 보면 수도권 광역철도 역사 내에서 2010년 64건, 2011년 33건, 올해도 9월 말까지 3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3년간 사망자만 69명, 부상자는 59명에 달한다.

이에 반해 스크린도어가 100% 설치된 서울도시철도 역사의 경우 같은 기간 사망자는 단 2명(자살)에 그쳤다. 투신자살 외에도 스크린도어가 없는 곳에서 연평균 10회가량의 실족사고가 발생한 데 반해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곳에선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의 실족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설치는 국토해양부로부터 예산을 받는 부분이므로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1개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데 30억~40억원가량이 든다"며 "예산에 한계가 있다 보니 1년에 4곳 정도씩 설치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