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입주를 시작한지 1년 밖에 안된 수원의 한 대형아파트가 난방시설 고장으로 입주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15일 광교신도시 울트라참누리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에 입주를 시작한 A21블록 호수공원에 인접해 있는 이 아파트 1천188가구 가운데 100여가구는 올 8월부터 난방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 세대에 설치된 온수조절기의 불량이 주원인으로 지목 되고 있으며 거실과 방의 온도조절기 세팅 오류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관리사무소측에서는 "시공사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시공사 측은 주민들에게 "난방시설 설비업체의 부도 때문에 당장은 AS가 어렵다"는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이렇듯 상황이 장기화되자 특히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친인척집으로 보내거나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며 추위를 견디고 있는 실정이다.

입주민 A씨는 "얼마전 부인이 둘째아이를 출산했는데 집이 너무 추워 친척집에서 몸을 돌보고 있는 등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다섯살난 큰 아이도 감기가 심하게 걸려 얼마전 외갓집으로 보냈다"고 토로했다.

주민 B씨는 "아무리 설비업체가 부도가 났다고 하더라도 지난 여름에 이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면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하자보수를 마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울트라 건설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하자보수를 할 설비업체를 선정했고 지난주부터 일부 세대를 대상으로 난방 설비 교체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자재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설비 교체를 늦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