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신도시 복합단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좌초되면서 '반쪽 신도시' 전락 우려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발주처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민간 사업자간 협상 결렬로 계약해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운정신도시 복합단지 PF사업= LH는 2007년 11월 농협(NH)-SK컨소시엄(총 20개 회사)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같은 해 12월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합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LH와 NH-SK컨소시엄은 2008년 6월 특수목적법인(SPC) '(주)유니온 아크'를 설립했다.

유니온 아크는 2014년까지 2조6천억원을 투입, 운정역 북서쪽 특별계획구역 3개 블록(10만2천111㎡) 중심상업지역에 업무시설, 백화점, 할인점, 호텔, 아웃렛, 문화복합센터, 주상복합아파트 등 상업·업무·주거·문화·위락 기능을 결합한 복합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PF사업 좌초 배경= NH-SK컨소시엄은 공모 당시 8천100억원을 써내 당시 주공(LH 전신) 예정가격 4천789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땅값으로 사업을 따냈다. 땅값을 3.3㎡로 따지면 평균 2천620만원.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돼 추가 자금조달에 실패, 착공은 물론 토지비 납입조차 중단됐다.

유니온 아크는 이에 따라 당초 3개 블록 개발방침에서 1개 블록 개발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주요시설 중 상업·숙박시설을 짓지 않기로 정리했다. 또 현 토지비 수준으론 사업성이 없다며 토지비 할인을 요구했으나 LH는 타 업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할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5년째 사업이 표류하자 국토해양부는 지난 10월 10일 '공모형 PF조정위원회'를 열고 사업 해제를 전제로 조정계획을 통보했다. 사업이 해제되면 유니온 아크가 납부한 토지계약금 813억원은 모두 LH에 귀속되고 협약이행보증금의 30%(454억원) 역시 유니온 아크가 LH에 지급해야 돼 이를 놓고 양자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주민요구= 주민들은 "복합단지 PF사업은 신도시 품격과 가격 경쟁력을 지탱해 주는 '랜드마크' 성격이 강하다"며 "아파트 분양 당시 모든 계획이 확정돼 가장 중요하게 홍보된 이 사업이 폐기됨으로써 주민들은 매우 큰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시점에 명시된 편의시설들이 들어서지 않을 경우 LH를 상대로 사기분양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후덕(민·파주갑) 국회의원도 최근 LH 국정감사에서 "복합단지 PF사업 해지는 운정신도시를 '반쪽 신도시'로 전락시킬 우려가 크다"며 "고품격 신도시를 기대했던 15만 입주민들이 정부와 LH를 상대로 유무형 재산손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잇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LH는 이에 대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로 당초와 같은 개발방안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주자 생활편익 제공과 지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 용역 시행,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최적 개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이종태기자